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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방송실 희동이입니다. 프렌차이즈 치킨·마트치킨 비교(순이익·원가) 포스팅 시작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말복인 지난 15일 오후 1시30분쯤, 서울 홈플러스 영등포점 식품코너. 90분 뒤면 전국 132개 홈플러스 매장에 화제의 상품 ‘당당치킨’이 평소보다 1000원 더 싼 5990원에 풀릴 예정이었습니다. 이날 치킨 매대 앞에는 50여대의 쇼핑카트 부대가 기다란 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카트 주변에선 100명 남짓한 손님들이 ‘치느님’ 영접을 준비했습니다.

“말복 행사 때문에 더 붐비냐고요? (당당치킨이 출시된) 6월 말부터 매일 이렇게 줄을 서요.” 대기 번호표를 정리하던 판매 사원이 분주한 얼굴로 말했습니다.

 

이날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풀린 당당치킨은 모두 170마리. 120마리는 2시간마다 24마리씩 정가(6990원)에 풀렸고, 50마리는 오후 3시에 말복 특가(5990원)로 반짝 판매되었습니다. 여름 한복판, 대형마트를 모처럼 붐비게 만든 ‘치킨 오픈런’ 현장에선 남녀노소 불문 ‘소비자 대통합’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치킨 좋아하는데, 우리 같은 서민한테는 이제 너무 비싸. 손주 왔을 때나 시키지 엄두를 못 내요. 6990원짜리가 나왔다해서 세번째 사 먹는 거야. 싸게 파니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서서 기다릴 수 있지.” 문래동 할아버지 윤창복(78)씨의 말입니다.

이날 마트 전단지에는 꽤 흥미로운 정보가 눈에 띄었습니다. ‘단 하루만 이 가격’이라는 앙증맞은 말풍선 장식 옆에 노릇노릇하게 튀긴 당당치킨이 5990원, 뽀얀 각선미를 드러낸 닭볶음탕용 생닭이 6990원임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치킨이 생닭보다 더 싼 아이러니.

 

IMF 위기 이후 24년 만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고(高)물가 시대’, 조선일보 ‘세상의 모든 줄서기, 라인업!’팀이 당당치킨 말복 할인 현장을 밀착 취재했습니다. 당당치킨은 올 여름 한국 경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품목입니다.

12년 전 ‘골목 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며 시판 일주일 만에 사라진 롯데마트 ‘통큰치킨’ 사태 이후, 대형마트 업계에서 모습을 감췄던 ‘가성비 치킨’이 돌아 온 배경은 무엇일까요? 한국 사회를 강타한 가장 정치적이고 논쟁적인 음식, 어느덧 소비자 ‘분노 버튼’이 된 치킨의 속살을 라인업이 파헤쳐 봤습니다.

 

프차 치킨에는 있고, 마트 치킨에는 없는 것

 

‘치킨 값 3만원 시대’란 말이 나온 건, 지난해 말 프랜차이즈(이하 프차) 치킨 값이 2만원을 넘어서기 시작하면서부터 입니다. 배달비와 사이드 메뉴·음료 값을 합치면 3만원을 훌쩍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프차 치킨 빅3(교촌·bhc·BBQ)는 지난해 코로나 배달 특수로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국제 곡물·제지 등 원부재료와 국내외 물류비, 인건비 급등으로 더는 버티기 어렵다”며 나란히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이 와중에 bhc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32.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K-치킨이 (영업이익률이 20% 중반인) 애플·구글보다 낫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습니다. 치솟는 치킨 값을 향한 소비자 불만도 급격히 고조되기 시작했습니다.

 

농장에서 1700원하는 생닭이 2만원짜리 프차 치킨이 되기까지 여정은 얼마나 멀고 험한 걸까요? 축산물품질평가원의 7월 통계 자료와 프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①농장에서 생닭을 가공업체에 1748원에 납품하면, ②가공업체가 닭을 잡고 다듬고, 염지해 프랜차이즈 본사에 3564원에 넘깁니다. ③프랜차이즈 본사는 이후 전국 가맹점에 부위 별로 손질·포장한 닭을 5400~6000원대에 공급합니다.

 

여기에 ④올리브유·해바라기유 등 각 업체가 차별화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튀김유(1300~2200원)를 비롯, 치킨무(350~400원), 튀김 가루·시즈닝 등 기타 양념과 포장비(1500원)를 합치면 원재료비는 8550~1만100원에 이릅니다. 이밖에 ⑤임차료·인건비·로열티·광고비 등 점포 운영비(1650원), ⑥배달 플랫폼 수수료(2840원), 점주 부담 배달비(3000원)까지 합치면 치킨 원가는 1만6040~1만7590원입니다.

2만원짜리 치킨에서 부가세 9.09%(1818원)와 원가까지 떼고 나면, 치킨집 주인이 닭 한 마리 튀겨서 쥐는 돈은 592~2142원입니다.

 

“종일 뜨거운 기름 앞에서
100마리 튀겨
20만원도 못 남길 바엔,
배달 뛰면서
월 700만~800만원씩
버는게 낫지 않을까요.
서울 서초구 B치킨집 주인”

 

그렇다면 마트 치킨이 프차 치킨보다 65% 저렴한 가격으로 팔면서 이윤까지 남기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홈플러스의 답변은 간단했다. 주요 재료를 대량 매입해 단가를 낮추고, 프랜차이즈 본부나 배달 플랫폼없이 마트가 직접 판매하는 단순한 유통 구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우선 ①마트 본사는 프차 닭(900g~1㎏)보다 무게가 100~200g 정도 덜 나가는 닭을 3000~4000원대에 받아 점포로 보냅니다. ②점포에서는 이미 갖춰진 시설에서 닭을 튀겨 포장(튀김유·양념·포장비 1500원) 판매합니다. ③치킨무나 소스는 따로 판다. ④현장 판매 상품이라 배달 플랫폼 수수료도 없습니다. 이렇게 한 마리를 튀겨 6990원에 팔면, 부가세를 떼고도 약 855~1855원이 남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프차 치킨집 주인이 마리 당 최소 600원을 남길 때, 당당치킨은 최소 800원을 남긴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말복 당일 라인업 취재팀이 홈플러스 당당치킨(6990원)과 BBQ 황금올리브치킨(2만원)을 구입해 비교해 본 결과, 마트 치킨은 실제로 프차 치킨에 비해 200g 정도 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당치킨은 구입 후 시식하기까지 50분 이상 소요됐음에도, 튀김옷이 바삭하고 육즙이 살아 있었습니다. 다만 닭고기 염지 정도가 약해 프차 치킨 특유의 개성과 풍미는 덜 느껴졌습니다. 그럼에도 가격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있는 상품임에는 틀림없었습니다.

 

치킨 게임: ‘영세 상인 보호’냐 ‘시장·소비자 자유’냐

 

홈플러스는 당초 당당치킨 판매량을 한달 6만 마리로 예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자마자 반응이 폭주했습니다. 한달 동안 목표치의 5배인 30만 마리가 팔려나갔습니다. 전국 점포마다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대형마트 치킨런’이 벌어지자,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치킨 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이에 12년 전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사건도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는 2010년 12월 9일 5000원짜리 통큰치킨을 출시했지만, 일주일 만인 12월 16일 판매를 전격 중단했습니다. 당시에도 소비자들은 “12월 9일은 계천절” “치킨 때문에 새벽부터 줄 서는 얼리어닭터가 되겠다”며 크게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정치권 반응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치킨 논쟁에 불을 지핀 건, 현재 국민의힘 의원이자 국회 부의장인 정진석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 그는 트위터에 롯데마트를 겨냥해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대기업인 롯데마트가 하루에 닭 5000마리 팔려고

(그것도 자신들이 매일 600만원씩 손해보면서)

전국의 영세 닭고기 판매점 운영자 3만여명의 원성을 사는 걸까요?

‘통큰치킨’은 구매자를 마트로 끌어들여 다른 물품을 사게 하려는 ‘통 큰 전략’ 아닐까요?"

2010년 12월 9일, 정진석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 트위터

 

현직 청와대 수석이 직격탄을 날리자, 프레임은 순식 간에 ‘골목 상권 침해’ 이슈로 옮겨붙었습니다. 프랜차이즈협회도 거들었습니다. 영세 상인 생존권을 침해하는 유통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롯데마트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롯데마트는 결국, 백기를 들었습니다.

 

롯데마트는 판매 중단 결정문을 통해 이런 입장을 내놨습니다. “통큰치킨은 단기간에 원가 이하로 판매해 고객을 유인하는 ‘미끼상품’이 아니라 사전 대량 물량 기획·기존 설비 활용으로 원가를 줄여 일년 내내 판매하려던 ‘저마진 기획상품’이었다. 원하는 시간에 콜라·치킨무·쿠폰·소스 등을 함께 배달해주는 기존 치킨과는 시장 차별적 요소가 있다. 같은 조건으로 비교해 주변 치킨가게에 영향을 준다는 비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예상치 못한 사회적 갈등으로 판매를 중단하게 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미리 준비한 5만 마리는 각 점포 인근 불우이웃에 기부하겠다.”

사실상 청와대가 통큰치킨의 산소호흡기를 뗀 꼴이 됐지만,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치킨업계) 상권 보호도 있지만 소비자가 싸게 먹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도 (프차 치킨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을 한다”는 말을 남겨 화제를 모았습니다. 영국 더 타임스는 “5000원짜리 치킨이 한국 사회를 강타한 가장 정치적 사안이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치킨 공화국의 최종 보스는 누구?

 

지금의 당당치킨 열풍이 2010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여론의 화살이 대형마트가 아닌 프차 업계와 배달 플랫폼을 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치킨집 주인과 유통 대기업’ 싸움 구도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건 소비자도, 영세 상인도, 대형마트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소비자들은 당당치킨 논란을 계기로 프차 업계의 깜깜이 마진 정보와 배달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율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치킨 값에 화가 난 소비자들이 골목상권 침해 프레임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대형마트 의무 휴업을 한다고 전통 시장이 저절로 살아나는 건 아니듯, 구호만 앞선 유통 규제에 대해 점차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롯데가 통큰 치킨을 출시했을때 치킨 업계는 자영업자의 사업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대기업의 횡포라고 반발했고, 결국 판매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프렌차이즈 치킨 업계는 소비자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온갖 핑계들로 가격을 올렸고 교촌은 업계최초로 배달비까지 도입했습니다. 이제 치킨 한마리에 배달비 3~4천원 포함 거의 3만원돈이 들어가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게 치킨 업계의 횡포가 아니고 무엇인가요? 내로남불 아닌가요? 치킨업계 마진이 15~30%입니다. 따지려면 프렌차이즈 본사에게 따지세요. 소비자들은 합리적으로 소비 할 권리가 있습니다. 대형마트 저가형 치킨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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